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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도我道』

방정식 저 | 영상노트 | 2009년 04월

 

현대적인 감각으로 풀어낸 새로운 무협!
그 기치아래 무와 협을 원래 자리에 되돌려놓는다.

당금 무림은 유래 없는 평화의 시기.
전쟁은 개인의 욕심으로 일어나지 않는다. 맹목적인 살육은 누구나가 거부한다.
그런 무림이라도 무림은 무림. 죽고 죽이는 것은 지극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난 나의 길을 간다!"
그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고른 양보할 수 없는 사람의 길.
이윽고 인간의 본성이 무림에 다시 핏빛 그림자를 드리운다.

평화로운 무림에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무협액션!
각자의 사정과 사상이 엇갈려 만들어내는 희극과 비극과 활극이 지금 펼쳐진다!

 



00.
아도는 패기 넘치는 작가 서문에 끌려서 보게 된 작품입니다. 재미로 대한민국 1%에 들겠다고 자신만만하게 선언하는 걸 보면 뭔가 근거는 있으니까 하는 소리겠죠. 그정도로 열심히, 노력해서 썼을거라 일단 믿어주고 손에 들었습니다. 확실히 어느 정도 이상의퀄리티는 되더군요. 정성들여 썼다는 느낌입니다. 하지만 그 방향성이 조금 독특해서 독자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런지는 애매하네요.



01.
한가지 예를 들어볼까요. 아도는 한없이 방방 뜨진 않지만 개그 비중이 상당한 작품입니다. 그런데 개그를 구성하는 요소의 반 이상이 패러디에요. 여기서 두가지 문제가 생깁니다.

첫째, 패러디는 모르면 재미없어요. 일일이 주석을 달아줄 수도 없는 거고, 달아준다 하더라도 독자가 접해보지 못한 컨텐츠라면 의미가 반감되죠. 저는 대부분 아는 내용이었기에 즐길 수 있었지만 그렇지 못한 독자도 많을 거라 생각합니다.

둘째, 패러디 원전이 대부분 일본 문화입니다. 애니메이션, 라이트노벨, 게임 같은 것이죠. 이쪽 문화를 즐기는 이도 많지만, 거부감을 느끼는 이도 상당히 많습니다. 아도라는 작품 자체를 좋아할 만한 독자라도 곳곳에 산재한 일본작품 패러디로 인해 멀어질가능성이 있지 않을까요.

라이트노벨에서 타 라노베나 애니메이션을 패러디 하는 건 문제될 게 없어요. 라노베 독자들은 지명도 있는 작품에 대해서는 (설사 읽어보지 못했더라도) 왠만큼의 정보는 다 갖고 있고, 라노베 독자는 대부분 애니메이션 컨텐츠 소비자라고 봐도 무방하니까요.

하지만 장르소설 독자가 라노베나 애니에 대한 사전 지식을 갖고 있으리라는 보장은 없지 않을까요. 애니는 솔직히 모르겠습니다만, 라노베 쪽은 장르소설과 독자층이 별로 겹치지 않는다고 보거든요. 라노베 커뮤니티에 군림천하 찬양글을 올려봐야 무관심, 장르소설 커뮤니티에 토라도라 찬양글을 올려봐야 무관심이잖아요?


너무 모험적인 시도가 아니었나 싶은 생각도 드는데, 실제로 다른 독자들이 어떻게 생각할런지는 모르겠습니다. 패러디만으로 가득찬 소설은 아니니까 별로 신경쓰지 않을지도? 반응이 궁금한데, 혹시 읽어보신 분은 이 부분에 대한 의견을 들려주시면 좋겠네요.



02.
제목인 아도는 주인공 무명이 살아가는 방법을 나타내는 게 아닌가 싶어요. 아도我道. 나의 길. 남들이 뭐라 하든 나는 내 갈길을 가련다, 정도의 뜻이 아닐까요. 무명은 미래인이다보니 무협세계의 주민과는 가치관이 상이한데, 주로 문제삼는 건 생명의 가치입니다. 무림은 험한 세계다보니 서로 죽고 죽이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인식이 강하죠. 하지만 무명은 인권 개념이존재하던 미래에서 온 사람이거든요. 게다가 사고로 한번 죽음을 경험하며 생명의 무거움을 깊이 인식하기도 했고.

화끈하고 통쾌한 활극을 선호하는 것이 요즘 추세다보니, 복수할 때 하지 않고 응징해야 할 때 봐주고 죽여야 할 때 생명 운운하는 브레이크 성능 좋은 주인공은 별로 인기가 없죠. 사실 저도 그렇습니다. 평상시엔 어찌되었든 필요할 때는 브레이크 고장난 폭주열차마냥 들이박는 애가 좋더군요. 그래서 처음엔 이거 좀 아닌데 싶었습니다. 인권이란 것도 시대 따라 다른 거고, 칼바람이 난무하는 무림에서 혼자 이상론을 밀어붙이는 것은 개똥철학이 될 가능성이 다분하잖아요.

하지만 우려한 것과는 달리 의외로 개념찬 전개를 보여주더군요. 현대 인권개념을 무작정 들이대는 게 아니라 많이 고뇌하고. 죽이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 애쓰고, 타인에게 강요하지 않으면서 스스로 꺾이지도 않으려 노력하는 모습이 의외로 멋있는 겁니다.

다만 그건 주인공 무명에 한해서의 이야기일 뿐, 갈등을 엮어내는 과정은 자연스럽지 못했습니다. 처음엔 무림인 전반의 생사관과 무명의 그것이 충돌했지만 가면 갈수록 무림맹과 무명의 대결 구도로 가더군요. 무명과 대비시키기 위해 무림맹을 너무 극단적인집단으로 묘사하고 있어서 아쉬웠습니다.



03.
그 외에 사소한 것 조금만 더 짚어볼게요. 초반에 남궁세가의 초고수 한명이 등장하는데 별호가 절초검존입니다. 남궁세가의 절초만을 써서 적을 격살해서 절초검존이라네요. 글쎄요, 너무 오래 무협을 읽어오다보니 머리가 굳어서 그런걸지도 모릅니다만 이런 식의 작명은 위화감이 강하게 느껴집니다.

남궁세가의 노고수가 다른 문파의 무공을 쓸 리도 없을 테고, 싸우다 보면 절초도 쓰는 건 당연한데 절초검존은 좀 이상하죠. 그럼 허초를 많이 쓰면 허초검존, 금나수가 특기면 금나신권이 되는 건가 싶어서 웃음을 참을 수가 없더군요.;;; 별호라는 건 그사람의 특징이나 업적, 출신 같은 걸 약간이라도 드러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그냥 평범하게 창궁검존이니 무애검존 이런 게 훨씬나았을 듯 해요.

무척 사소한 거지만 무협을 쓰는 이상 무협적 마인드를 확고하게 다지지 않으면 안된다고 봅니다. 절초검존 안된다고 하는 거 아닙니다. 오해하지 마세요. 다만 좀 더 자연스럽고 멋진 별호도 얼마든지 있다는 거지요.


몇가지 더 짚어보고 싶었는데 정말 사소한 거라 너무 째째해 보일까봐 그만 쓸게요. 제가 편집자도 아니니.



04.
개인적인 감상. 전 재밌었습니다. 3권도 볼 거에요. 가장 좋았던 점을 꼽아보라면 사부 위천소입니다. 처음엔 뛰어난 강시를 만들기 위해 무명을 끌어들였지만 어느새 제자로 받아들이고, 그를 키우면서 스스로를 갈고닦아 그 늙은 나이에 벽을 깬 존재. 위천소와 무명 간의 끈끈한 정이 무척 기분 좋게 다가오더군요. 솔직히 주인공보다 사부가 더 맘에 들었습니다. 패러디는 즐거웠지만 과도한 오버액션(남궁수란과의 첫만남이라던가, 물에게 당하는 장면 같은) 부분은 걸리더군요. 개그니까 웃고 넘기면 되는 부분이긴 합니다만 약간 껄쩍지근 했습니다. 쥔공 성격은 분명 평소 선호하던 타입은 아닙니다만 마초같은 주제에 생각은 꽤 깊은점이 마음에 들어서 합격점.

 

05.
몇가지 추가정보로 작품 선택에 도움을 드리자면, 일단 주인공은 먼치킨이 될 가능성이 다분합니다. 킹왕짱 신체에 엄청난 내공, 몸안에 가득찬 영약(?)에 뛰어난 사부의 가르침, 뛰어난 오성까지. 지금도 강호 최강자인 팔성존들을 제외하면 꿀릴 게 없는 무위를갖고 있으니 앞으로 얼마나 강해질지는 며느리도 모르죠. 하지만 무개념 깽판물이라는 느낌은 없으니까 괜찮다고 봐요. 히로인은 아직까지는 한명입니다만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제가 책임질 수 없네요.


 


by 산산散散 | 2009/04/22 17:58 | 무협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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