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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실격님의 『Novel Engine』 ,from 배틀N

 

 

  

 

『Novel Engine』은 J노블 홈페이지 및 카페에서 인간실격님이 연재하고 계신, 배틀N 이벤트의 참가작 중 하나입니다. 어제를 마지막으로 연재가 종료되었기에 리뷰 한번 올려봅니다.

이미 내용을 알고 있다는 가정 하에 쓸 것이므로 네타가 싫다면 파란 박스 안의 '감상' 부분만 보시길 바랍니다. 거기엔 네타 없는 간략한 소개만 해두도록 하죠. 그 아래 핑크 박스는 까발림 신경 쓰지 않고 적겠습니다.

【연재장소】

J노블 공식카페 : http://cafe.naver.com/jnovel21

J노블 홈페이지 : http://jnovel.co.kr/ (투표도 여기서 한다는군요)

 

  

 

『Novel Engine』은 어떤 대사건을 기점으로 역사가 바뀌어버린 현대를 배경으로 한 라이트노벨입니다. 이야기가 동력원이 되고 마법이 일상적인 개념이 되어버린 세계죠. 세계관 구성의 깊이가 돋보이고, 애매하지만 뭔가 있을법한 떡밥이 대량으로 투척되어 어떤 식으로 다룰지 설레이게 만드는 매력이 있네요.
 
이야기는 한 소년이 습격을 당해 기억을 잃는 시점에서 시작합니다. 깨어나 보니 지식은 멀쩡한데 '자신에 대한 기억'만 쏙 사라져 있고, 비인간적으로 아리따운 소녀들이 다가와서 걱정해 줍니다. 뭐가 뭔지 당황하면서도 사태를 파악하기 위해 애쓰는 사이 몇가지 사건이 일어나며 차츰차츰 이야기는 윤곽을 드러내... 려고 하는 시점에서 연재는 종료되었습니다.
 
전문적인 마법용어가 난무하고 온갖 설정이 춤을 추면서 '뭐가 뭔지 모르겠지만 왠지 멋있어!!'로 요약할 수 있는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좋아합니다. 이런 거. 하지만 출판된다면 권말부록으로 용어해설 정도는 넣어주시는 게 좋을 듯 하네요. 기술명만 보고도 어떤 건지 감을 잡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 반대라서 거리감을 느끼는 분도 있을 테니.
 
주인공 이지현과 (현재로서는) 히로인격인 세 자매의 캐릭터는 뚜렷하게 잘 서있다고 봅니다. 이런저런 만담은 꽤 재밌는 편이고, 주인공의 넉살도 라노베답다면 답네요. 하지만 현재까지는 무난한 수준 이상은 아닙니다. 아직 연재되지 않은 후반부에서 얼마나 깊은 인상을 줄 수 있을지가 문제겠네요.
 
전체적으로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참으로 라이트노벨 다운 글입니다. 읽다보면 자꾸 뒤가 궁금해지고, 마지막까지 읽고 싶어지는 흡인력도 있구요. 다 못보게 되면 무척 아쉬울 것 같습니다. 물론 단점이 없는 건 아닙니다만 그 이야기는 아래쪽에서 하도록 하죠.
 

 

  

 

 

여기서부터는 노블 엔진을 읽으며 느껴진 감상을 가감없이 적어보겠습니다. 어디까지나 부족한 제 관점에서 나온 의견이니 그냥 참고로만 보시길 바랍니다.
 
 
1. 쉼표
 
제가 보기에 가장 크고 가장 눈에 띄는 단점은 쉼표 남발입니다. 연재글 리플에 일본식 문체 느낌이 난다는 의견이 있던데, 쉼표의 남용도 그렇게 느껴지게 만든 큰 원인이 되었으리라 봅니다.
 
일본어는 띄어쓰기 잘 안합니다. 걔들은 중간중간 쉼표로 문장구조를 표시하죠. 우리말은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띄어쓰기라는 게 있고, 그런 게 없더라도 일본어보다는 필요성이 덜하죠. 저같은 경우 원서를 많이 보다보니 문체에도 그게 드러나곤 합니다. 점점 갈수록 쉼표 쓰는게 자연스럽게 느껴지더군요. 지금도 엄청나게 찍고 싶은 걸 열심히 참고 있습니다.
 
인간실격님이 저와 같은 경우인지 아니면 그저 낭독하는 호흡에 따라 쉼표를 찍고 있는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노블 엔진의 쉼표 중 60%는 없어도 되는 것들입니다. 오히려 너무 많아서 호흡을 끊어먹고 일본문장 느낌이 나게 만드는 주적이죠. 개인적으로는 '노블 엔진의 모든 쉼표를 삭제한 후, 다시 읽어보면서 꼭 필요한 부분에만 쉼표를 넣은 다음 전후를 비교해보면 어떨까' 하고 제안을 드리고 싶을 정도입니다.
 
 
 
2. 시제
 
문장의 시제가 현재와 과거를 마구 넘나듭니다. 의도적으로 현재 시제를 써야하는 경우가 분명 있고, 실제로 그런 부분도 보입니다. 하지만 전혀 필요없는 장면에서도 현재 과거 현재 과거 현재 과거를 넘나드는 건 굉장히 불안정한 느낌을 줍니다. 3인칭 전지적 시점이니 만큼 특별한 목적이 없는 경우에는 일관된 시제 구사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3. 시점
 
노블 엔진은 3인칭 소설입니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3인칭을 가장한 1인칭 소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본문에 등장하는 '지현'을 '나'로 바꿔도 별 위화감 없이 읽을 수 있을 정도죠. 그만큼 화자와 타 등장인물 간의 거리에 비해 화자와 지현 간의 거리가 가깝다는 겁니다.
 
라이트노벨에서 시점이 오락가락하는 건 흔한 일입니다. 하지만 흔하다고 해서 바람직한 건 아니죠. 2번에서 언급했던 시제 문제도 화자가 주인공 '내부'에서 서술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발생한 거라고 봅니다.
 
작가분 문체 자체가 이런 유형이고, 이미 작품 다 써놨는데 이제와서 바꿀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만... 좀 더 나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문제점을 인식하는 게 필요하다고 봅니다. 혹은 인식하고 있음에도 어떠한 목적 하에 3인칭을 가장한 1인칭 소설을 써내리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만, 그렇다면 별로 긍정적인 효과는 없다고 말하고 싶네요.
 
 
 
4. 캐릭터
 
캐릭터를 구체화 하는 방식이 너무 단순해서 아쉽습니다. 특히 세 자매가 그렇네요. 선명한 색채와 흔한 코드(성인의 외형-아이의 내면이라는 갭을 이용 / 그 반대 / 고딕로리타 코스튬 / 금은요동 / etc)의 사용은, 독자가 손쉽게 이미지를 움켜쥘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식상하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부정적인 효과도 있습니다. 실제로 저 역시 흑요와 적요의 첫 등장씬에서는 살짝 한숨을 쉬었으니까요.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점점 더 확고한 이미지를 구축하며 나름의 매력을 발산하는 그녀들을 보니 더욱 아쉽네요. 라이트노벨이란 장르의 특성상 전혀 문제될 것 없는 무난한 조형입니다만, '흔한 캐릭터'라는 평을 벗어나긴 힘들 것 같습니다.
 
덧붙이자면,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유명진'이라는 인물이 딱 와닿지 않더군요. 특히 대화 스타일이 묘사와 배치되는 느낌이 심했습니다. 38세의 베테랑 검사관이 아니라 26세의 복학생 대학 동아리 선배 같은 이미지가 자꾸 떠오르는군요. 사적인 대화에서 격식을 차릴 필요는 없지만 오래 산 이의 연륜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점은 문제가 아닐까 합니다.
 
(특히 자매들을 부를 때 쓰는 '인형아'는 좀 심했습니다. 아무리 호칭에 대한 지침이 내려왔다지만... 다른 호칭을 강력하게 권해봅니다. 아무리 봐도 마흔 다 된 남자가 쓸 호칭은 아닙니다. -_-)
 
 
 
5. 프롤로그
 
5.a.
소설의 프롤로그는 미국소로 치자면 한마리당 3% 나온다는 프라임급 고기처럼 중요한 부분입니다. 독자의 시선을 잡아끌고, 흥미를 유발시켜서 계속 읽게 만들어야 하는 중대한 사명을 갖고 있죠. 이를 위해 많은 부분을 의도적으로 생략하거나 축소, 왜곡하기도 합니다. 프롤로그부터 지루하게 설명설명설명이 난무하면 누가 보겠어요.
 
하지만 노블 엔진의 프롤로그는 생략해도 너무 생략한 듯 느껴집니다. 프롤로그만 읽어보면 '한 소년이 세 소녀와 작문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난데없이 저격을 받았는데, 소녀들을 지키기 위해서 뛰어들어 막았지만 총알이 심장에 박힌 후 뇌로 이동해서 파열하여 사망했다'가 됩니다.
 
배경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이 프롤로그를 보면 딴지를 걸 곳이 상당합니다. 소년이 무슨 슈퍼맨이냐, 어떻게 사수를 본 것도 아니고 이미 발사된 총알을 본 이후에 움직였는데 그걸 막을 수가 있느냐, 이미 심장이 파열되었는데 총알이 연어라도 되는 양 파닥파닥 거슬러 올라가 뇌를 파괴하다니 이거 뭐냐, 이 작가 밀리터리하고는 담을 쌓았구만 등등.
 
물론 조금 더 읽어보면 이 소설은 시작부터 한 소년이 희생당하는 다크하고 시리어스한 작품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프롤로그에서 '전혀' 암시가 없다는 점에서 흥미보다는 의아함이 앞설 수 있다는 거죠.
 
 
5.b
효과적인 구성 상 프롤로그는 단편적인, 극히 한정된 정보만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경우라 할지라도 내부적으로는 확고한 논리 위에 서 있어야 하죠. 그래야만 소설 전체를 지탱하는 틀이 견고해지는 겁니다. 그런 견지에서 프롤로그의 습격 사건을 다시 한번 고찰해보죠.
 
최초에 습격자의 의도로 떠오른 것은 '인형 자매들의 암살, 혹은 그런 척 하며 맛보기' 정도였습니다. 이 경우라면 별 문제가 없습니다. 다만 뒷내용과 연계해서 볼 때 가능성이 높진 않은 것 같군요. 나중에는 '사실은 이지현을 노리고 발사된 게 아닌가'하는 추측이 제시됩니다. 만약 이쪽이 진상이라면 이후 설명되어야 할 부분이 무척 많습니다.
 
분명 마탄은 인형을 향해 조준된 걸로 나오고, 지현은 그걸 막아선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째서 직접 지현을 노리지 않았는가. 지현이 인형들을 커버해줄 거라는 추측이 서 있었다면, 그 근거는 무엇인가. 고의로 인형을 노림으로써 표적을 혼동하게 만든거라면 그러한 계책의 목적은 뭔가. 애초에 지현은 왜 막아선 것인가. 세 자매는 엄청나게 강력한 존재들이고, 자기는 그저 평범한 인간일 뿐인데. 등등등.
 
물론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으니 그저 설레발일 뿐입니다만, 저를 납득시킬 만한 답이 준비되어 있으리라 믿고 있습니다.
 
 
5.c
지현의 사고 중 '심장에는 감각이 없을 텐데' 이 부분은 명백한 오류입니다. 내장기관 중에는 통각수용기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이 있는데, 심장은 통각이 가장 많이 분포해 있는 기관 중 하나입니다. 적절하게 수정하는게 미래의 까임을 방지하는 길일 듯 하네요. 참고자료 하나 첨부하죠. [여기]
 
 
 
6. 사소한 것 몇가지
 
6.a. 흑요의 키
매우매우 개인적인 의견임을 밝혀둡니다. (강조까지 하는데 이걸로 딴지거시면 안되요.^^; ) 저에게 있어서 여성의 키가 155~165라면 애인 삼기 좋은 정도입니다. 170이면 훤칠하네, 175면 모델 체형이구나 합니다. 180 이상은 솔직히 말해 거인입니다. 여자 골리앗입니다. 귀여움은 커녕 압박감을 느낍니다.
 
작가분의 개념도에서 여성 키 180은 늘씬하고 아름다운 섹시다이너마이트가 되기 위한 필수요소 중 하나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저에게 있어 180cm의 거구로 애교를 날려대는 흑요는... 뭐랄까... 자기가 치와와인 줄 아는 시베리안 허스키 같은 느낌이군요.
 
제 머리 속의 흑요는 170cm로 키가 수정되어 있습니다. 안그러면 몰입이 안되더군요. 더군다나 주인공의 키는 160도 안된다는 설정 하에서 두 사람이 같이 있는 구도를 그려보면...
 
 
6.b
'하지만 직접 시험해 본 바로는 큰 이상점은 느껴지지 않았다'  (FAKE1, 지현)
이상점을 이상으로 바꿔도 무리는 없을 것 같습니다. 오히려 더 나을듯.
 
운동이나 놀 시간은 별로 없어-. (FAKE2, 흑요)
운동하거나 놀 시간은 별로 없어-. 가 맞겠죠.

맞춤법 검사까지 할 생각은 없고, 그냥 생각나길래 적어봅니다.


 

6.c
본문에서 세연이 언급했듯 '정체성 혼란같은 주제는 낡아빠졌기 때문'인 것인지 모르겠지만 청기사의 탑승자와 지현이 처음 만났을때의 대화 흐름이 굉장히 어색하더군요. 난데없이 자기와 똑같은 쌍둥이가 튀어나왔는데 적요와 흑요 운운 하고 있다는 게.
 
'왜 자신을 죽이려 했는지, 어째서 자신과 똑같이 생겼는지에 대한 의문이 뒤로 미뤄진 사실을 깨닫는다'(Double Dear4챕터에서 발췌)라는 언급이 있긴 하지만, 과연 기억을 읽은 지현이 그 상황에서 가장 자연스럽고 근원적인 의문을 뒤로하고 적요와 흑요 걱정이나 하고 있을 만큼 그 둘에 대한 애착이 깊을지 의문이 듭니다. 물론 작가분 설정 나름이긴 하지만 아무리 봐도 그 후 이어지고 있는 '시온'이라는 이름을 언급해 두고, 특정 화제를 회피하기 위한 무리한 흐름인 것처럼 느껴지네요.
 
 
6.d
더블디어3편에서 흑요가 '이야기'를 매개로 마법을 사용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 매개가 되는 이야기가 지현이 쓴 글이었기 때문에 그는 감동해서 눈물을 흘리죠. 하지만 매우 중요한 장면임에도 불구하고 감정이입이 되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 남자들은 눈물을 꺼리는 경향이 강하죠. 남자는 일생 세번만 운다느니 하는 마초틱한 말이 아무렇지도 않게 굴러다니니까요. 저도 조금 그런 편이라 주인공(男)이 눈물을 보이는 장면에서 감동을 받으려면 충분히 감정이입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물론 해당 씬은 '지현이 감동의 눈물을 흘리는 부분'임과 동시에 '이야기를 매개로 마법을 실제로 발현하는 최초의 장면'이기도 하기 때문에, 적절한 묘사를 통해서 독자에게 발동 메커니즘을 전달해야 하는 역할도 있습니다. 하지만 무기질의 마법기제 설명에 뒤이어 남정네가 눈물 질질 흘려봐야 감동은 오지 않는 법이죠.
 
개인적으로는 흑요의 마법 발동을 '지현의 시점'에서 바라보면 어땠을까 합니다. 예를 들어 '흑요가 하나의 문장을 너무나도 소중한 양 수천번, 수만번 되뇌이는 모습. 분명 육성이 아님에도 선명하게, 가슴을 찌르듯 파고드는 흑요의 목소리에서 자신의 이야기가 그녀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절절하게 느끼는 지현. 그 의미가 마법으로 발현되는 기적과도 같은 장면을 보면서, 이야기를 자아내는 자신과 이야기에서 의미를 발견해준 흑요가 만들어낸 하모니에 감동해서 눈물을 흘리다' 같은 식으로요.
 
 
6.e
더블디어4에서 나온 흑요의 무장 이름이 '참철검'입니다. 강철조차 베는 검이란 뜻이니 특별히 문제는 없지만 워낙 유명한 무기(이면서 기술명)이라 독자에 따라서는 조금 위화감을 느낄 사람도 있을 것 같네요. 루팡3세에서 고에몽이 쓰던 참철검이라던가 파이널 판타지에서 오딘이 쓰던 참철검이라던가....  
 

 

by 산산散散 | 2009/10/25 16:39 | 라이트노벨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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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엔루마 at 2009/10/26 14:28
잘 읽고 갑니다.
Commented by 산산散散 at 2009/10/28 19:59
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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